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265)
알림판 (0)
읽기 (15)
쓰기 (3)
눈과 귀 (55)
창고 (0)
- (67)
Visitors up to today!
Today hit, Yesterday hit
daisy rss
tistory 티스토리 가입하기!
2010. 4. 6. 03:18




이대 앞 정류장에서 올라타면 사십오분쯤 달려 집 앞에 내려주는 7번 버스가 살몬핑크로 물드는 아현 고가도로를 내달릴 때, 라디오에서 이 노래가 나왔다. 버스가 공중으로 부양하는 느낌이었다.
이때 나는 대낮이 부끄러운 사랑에 빠져 있었다.

흘러간 기억은 점점 지금의 나에게 유리하게 재구성 된다.
조금 전 서랍을 정리하다가, 이 즈음 친구가 보낸 편지가 온통 y와 나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네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올 때마다 긴장하는 거 걱정이 돼' 이 구절을 읽은 땐 묘한 웃음이 나왔다.
희한하지 내가 y를 얼마나 근사하게 기억하는데.
그래 옆에서 보기엔 위태위태했을지도 모르지. 그 당연한 걸 지금에서야 떠올리고 웃고 있으니 재미가 있지.
그치만 그건 우리가 학교 때 드라마 <불꽃>을 너무 열심히 봤기때문일지도 모른다.
내가 이영애를 싫어하는 이유 중 8할이 그 드라마때문이었을 정도로 우리는 불륜이 살인보다 나쁘다고 믿는 사춘기를 보냈던 탓.

y는 술만 취하면 노래방에서 퀸의 보헤미안랩소디를 불렀고 그건 정말 별로였지만 좋은 점도 많았다.
덕분에 나는 사춘기에서 십년쯤 멀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