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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24. 00:36

글, 그림 신시아 라일런트


강아지들은 하늘나라에 갈 때
날개를 달지 않아요.
강아지들이 달리기를 좋아하는 걸
하느님이 다 아시기 때문이죠.


하느님은 강아지들 앞에
넓고, 넓고, 넓은 들판을 펼쳐 줍니다.
그래서 하늘나라에 처음 들어온 강아지들은,
신나서 한바탕 뛰어놀지요.


강아지 하늘나라에는 널따란 호수가 있어요.
맑은 물 위에서 기러기 떼가 끼룩끼룩, 퍼덕퍼덕, 부스럭부스럭!
강아지들은 그걸 보고 좋아하지요.

강아지들은 호숫가를 씽씽 달리며 멍멍 왈왈!
하느님은 나무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며
방긋이 웃음짓는답니다.

하늘나라에는 어린이들도 있어요.
날개가 달린
천사 어린이들이요.

강아지들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
그건 바로 아이들이라는 걸 하느님은 알고 계시거든요.
그래서 강아지 하늘나라에는 어린이들이 아주아주 많답니다.

자전거를 타는 어린이,
썰매를 타는 어린이,
빨간 고무공을 던지는 어린이.
그 옆에는 항상 강아지가 있고,
어린이들은 강아지를 마음껏 사랑한답니다.

그리고 어머나!
저 강아지 과자들을 봐요.
여기도, 저기도 온통 강아지 과자예요.
온 하늘이 강아지 과자로 뒤덮인 것 같아요.

하느님은 재미있는 일을 좋아하신답니다.
그래서 강아지 과자도 아주 재미있게 만들지요.
고양이 모양 과자도 있고, 다람쥐 모양 과자도 있어요.
또 아이스크림 과자랑 햄버거 과자도 있지요.

천사들이 지나갈 때마다
강아지에게 과자를 하나씩 주곤 해요.
천사가 "앉아."라고 말하면
하늘나라 강아지들은 얌전히 앉습니다.
하늘나라에 가면
강아지들은 모두 착해지거든요.

하느님은 구름을 뒤집어서
강아지들에게 아주 폭신한 이불을 만들어 줍니다.
강아지들은 하루 종일 뛰어다니고, 멍멍 짖고,
햄버거 과자를 먹다가 피곤해지면,
각자 구름을 하나씩 차지하고서 잠자리를 준비합니다.

그러다가 딱 좋은 곳을 찾으면
몸을 동그랗게 말고서
잠이 들지요.


하느님은 강아지들을
한 마리 한 마리 지켜봅니다.
무서운 꿈은 이곳에 들어올 수 없지요.

하늘나라의 강아지들은 모두
땅 위에 누군가의 집에서
가족처럼 살았지요.
강아지들은 이 사실을 잊지 않는답니다.
그래서 하늘나라에는 추억이 가득해요.


가끔은 천사가 강아지를 데리고 내려와서
조용히 땅 위를 다녀가기도 해요.
아무도 안 보는 사이에,
강아지는 옛집 뒤뜰을 킁킁 돌아다니고,
옆집 고양이가 뭘 하는지 살펴보고,
아이를 따라 학교에 가고,
문 앞에 앉아 집배원 아저씨를 기다린답니다.

모두들 잘 있는 걸 보고
마음이 거뜬해지면,
강아지는 천사와 함께 하늘나라고 돌아오지요.
그곳이 바로 강아지들의 나라,
하느님이 계신 곳이니까요.

땅 위에서는 집이 없던 강아지도
강아지 하늘나라에서는 집이 생겨요.

그집에는 뜰도 있고, 현관도 있고,
편안한 소파도 있고,
천사들이 식사할 동안
밑에 앉아 기다릴 식탁도 있어요.
강아지들의 이름을 써놓은
밥그릇도 따로따로 있고요.
강아지들은 하루 종일
귀염과 칭찬을 받는답니다.

강아지들은 하늘나라에서
원하는 만큼 오래 지낼 수가 있어요.
언제까지라도요.

옛날 옛날의 친구가 하늘나라에 올라올 때
미리 알고 문 앞에 나가 기다리는 것도,
바로 천사 강아지들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