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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6. 28. 10:31
얼마 전 노래 실력이 아까운데 직장인 밴드라도 해보는게 어떠냐는 친구에게 내가 요즘 직장이 없다고 대답했다.

서른살에 온 두번째 사춘기에 프리랜스를 선언하고 심각하게 방황한 몇 년을 제외하면 졸업 후 악착같이 어디든 적을 두고 살아왔다. 그리고 처음으로 아무 것도 하지 않아보겠다, 완전소비자의 삶을 시한부나마 맛보겠다, 선언한 그 때 한 출판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2004년 처음으로 글을 쓰고 받은 돈은 한 꼭지에 사만원으로 기억한다. 이후 꾸준하게 무언가를 쓰고 그걸로 받은 돈을 보태 밥을 먹고 살아오긴했지만 이렇게 본격적이 되보기는 처음이다. 그러고보니 십년 만의 일이다.

마흔 쉰 쯤 되는 이들과 술을 마시다보면, 올해 몇이냐는 질문에 답하고 나면 꼭 듣는 말이 '아직 어리네'다. 스물 몇에 서른 몇에게 들었을 땐 나이부심 꼰대처럼 들리던 그 말이 희한하게 나를 안심시킨다.
그래 아직 어리니까 처음할수도 있고 서툴수도 있다. 이렇게 공개 다짐을 해보는 이유는 찬바람 불 때 쯤이면 책이 나와야하는데 계약서 쓰고 계약금까지 받았건만 마음처럼 원고가 잘 안나와서 그렇다.

나에게 글 잘 쓴다던 사람들, 책 왜 안내냐며 바람 넣던 사람들, 특히 살면서 만난 중 나더러 제일 웃긴 여자라고 했던 사람들, 다 기억하고 있다. 어디한번 10년 시동걸기 끝에 제대로 밟아볼라니까 지켜봐주시길. 그렇다고 내가 유머집을 내는 건 아니고^^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