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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2. 6. 01:31

내일 아침 10시 쯤에 집을 나설 참이다.
비행기를 타러 간다.
하늘만 쳐다보면 비행기가 타고 싶다고 말로만 그랬었는데,
어찌어찌하다보니 정말 타게 되었다.

떠밀리듯 떠나는 거라 가고 싶으면서도 가기 싫은 유치한 감정에 휩싸였었는데
막상 닥치니 떠나야할 이유가 생겼다 아니 무엇이든 뭐가 되었든 그 이유를 꼭 찾기로 다짐.
솔직히 무섭다. 내가 은근히 겁이 많다고 말했던가.

내일 이 시간쯤이면 델리에 있을 것이다.
크리스마스엔 안나푸르나에 있을 거 같다.
그 다음은 나도 잘.
  
모든 것이 갑자기 일어났다.
눈 깜빡하고 났더니 이렇게 되어 있었고 2주 가까이 흘러 있었다. 감각이 없다.
핑계일테지만..
전화와 문자 등을 피했던 지인들에게 조금 미안한 감정이 있다.
조금이겠지...많이 미안했으면 받았겠지.
내가 이렇게 뻔뻔하네요.
그냥 저를 적당히 미워하고 적당히 멀리해주셔요.

그리고 블로그.
따지고보면 별거 아니지만 나에겐 꽤 소중한 곳이라,
여기 오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단 말은 못하겠고.
해를 넘기며 어느틈에 켜켜이 정이 쌓인 이런 저런 분들에게만 감사합니다.
싫은 사람은 여전히 싫어요.
나는 스쳐가는 이들에게까지 전부 활짝 웃어보이며 연말 수상 소감으로 하나님께 영광돌리는 셀러브리티가 아니에요.
그래서 이런식으로 어영부영 연말인사를 남기는 거구요.
지난 1년간 감사했습니다.
인사치레 아니고 진짜.
거의 8년 동안 되도 않는 소리 잘도 조잘댔는데
여름 이후로 누더기처럼 이 글 저 글 가려놓고 치워놓고 그런게 못내 마음에 걸려요.
어찌되었든 일단 싸지른 글에 대해선 나를 떠났다고 여기는 편인데 기가 약해지니까 줏대도 흔들리더라구요.
게다가 올해는 유독 진상의 원맨쇼가 장기 방영되었는데 
관람하는 이들의 마음도 덩달아 텁텁했을 그 모든 순간들을 떠올리니 되게 창피하네요.
고마웠어요.
작년 12월에도 무지 심란했는데 올해도 만만치가 않아요.
이왕지사 일어난 일들이라면 내 생에 좋은 의미로 흘러가기를 바라며, 이번에도 아등바등 해봅니다.
그리하여 보기에 따라 우스운 동작일테지만 내게는 간절한 개헤엄을 치러 갑니다.

마지막으로.
쿄언니하구 왈여사, 도대체와 홍거미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이제와서 이런 얘기 재수 없는 거 알지만,
무지 보고싶었는데 참느라 혼났다.
강물을 거스르는 연어처럼 무식한게 내 방식이라 마음에 산란기가 오면 사람을 참게 된다.
건방지게 따로 연락도 안하고 이렇게 블로그에 무성의한 인사를 남기네... 부디 용서를 구함.
사랑합니다.


이 나이 되어서야 혼자 여행을 떠나본다.
심지어 여러 날을 혼자 지내야한다니, 아 어떡하지.
나이 한 살 더 먹기 힘드네요.
일단은 다녀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