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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1 00:00

1.

인생이 이런식이라면

복수를 꿈 꿀 수 밖에


물랑루즈의 포스터를 그린 것으로 유명한 화가 로트렉이 남긴 말이다

그리고 그는 예술로 세상에 복수를 했대



2.

차 주차해 놓을 때 명함 한 장 휴대폰번호 보이는 쪽이 위로 가게 던져 놓고 할 매너 다 했다고 여겼었다

어느날 엄마가 차 빼달라는 전화 해야하는데 명함에 적힌 깨알같은 글씨는 잘 보이지도 않아 마침 돋보기라도 놓고 나온 날이면 얼마나 난감한지 모른다는 말을 한 뒤론 손바닥 만하게 접은 종이 위에 큼지막하게 전화번호를 적어 놓게 되었다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스스로 만족하는 마음이 들 때마다 떠올린다 

나이 들수록 신속한 배려를 경계해야 한다



3.

보고싶다느니 

내 생각 한번도 안했냐느니하는 낯간지러운 투정을 조금 돌려 하려다가 

본전도 못찾았다

네.제송했슴니다

><




4.

안군이 말하길

나이드니 새로운 누군가보단 있는 사람들 챙기며 살고 싶다고,

아마도 몇 해 전부터 저 소릴 했던 거 같다

나는 무슨 생각이 드느냐

지금 내 옆에 오래도록 있는 사람들 참 대단하다, 고생 많았다는 생각 든다

난 아직도 수 틀리면 절교를 하는걸

이따금 주위에서 아 맞다 그때 걘 어찌 지내? 안부를 물을 때

어, 대판 싸우고 연락 끊었어

대답하는 나를 두고 언니는 그 나이에 아직도 친구랑 싸우고 절교를 하냐고

그러게 말이야

근데 내가 먼저 연락 안하면 아무도 내게 먼저 연락 안해

답답함을 못참고 연락을 하면 왜 연락도 안하냐고 따져물으면 '니가 무서워서'래

그러니 그렇게 연 끊은 사람들 너희들도 나를 떠올리면 좆같으니까 연락 않는 거겠지

난 사실 아무런 감정이 남아 있질 않다

그래서 절교를 잘 하나봐





5.

건방을 잠시 떨자면

이제는 좀 내가 엄마를 사랑한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효도같은 걸 하진 않고 지금도 수 틀리면 엄마 눈에서 눈물 쏙 빠지게 싸가지를 부리지만은

그래도 문득문득 혼자 길을 걷다가도 엄마가 세상에 없으면 정말 슬프겠다 내가 견딜 수 있을까 

주책맞은 생각 끝에 눈물도 찔끔거리고

실제로 이 나이 먹도록 때려 죽여도 안하던 안부전화를 일주일에도 두어번씩 챙겨 하고 있다

이렇게 좋아하시는데 하루 5분이 무슨 유세라고 이태껏 싸가지를 떨며 살았나 싶어


서른 다 되도록 엄마를, 거의 미워했다

열일곱 일기장에는 '엄마로는 절대 용서할 수 없지만 여자로 이해하기로 한다'는 글귀가 수도 없이 적혀 있다

하질 못하니까 주문 걸듯이 다짐하듯이 적고 또 적는 말들

어찌나 결연했던지 종이가 꾹꾹 눌려져 있다

그리고 그 어느 새벽 

술이 취한 S가 '우리 엄만 진짜 나쁜년이야'하는데 더 이상의 증오도 화해도 원치 않던 날들이 떠올랐다

그러니 그냥 내버려 둘 수 밖에

아무리그래도 여자를 사귀느니 고양이를 키우겠다는 식의 말은 말길

여자가 고양이를 대신할 수도 고양이가 여자를 대신할 수도 없다는 거 알잖아





6.

in bed, the kiss, 1892 


무언가 더 써보려다 관둔다

못하겠어

그러니 글쟁이가 되지 않기로 진작에 마음 먹은 것은 얼마나 현명했나

글 대신 로트렉의 그림 중에 좋아하는 한 장을 올려본다

그림 속의 그녀가 되고 싶어

같이 자고 싶고 뽀뽀 하고 싶어

내가 애정결핍이라는 걸 인정하는데 34년이 걸렸다





끝.


끝인데...


하나만 더.


내일 투표에선 많은 고민 끝에 16번 진보신당을 찍기로 했다

비정규직 200만명 시대에 비정규직으로 살던 시절의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은 입장에서 또 언제고 비정규직이 될지 모르는 불안한 도시빈민의 삶을 사는 자로써 국회에 비정규직을 대표하는 사람 한명은 있어야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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